2021년 1월 21일 오픈한 데브시스터즈의 신규 게임 쿠키런 킹덤에 대한 리뷰입니다.

개요

쿠키런 킹덤은 데브시스터즈가 꽤 이전부터 지대한 홍보를 통해 기대감을 끌어올린 야심작입니다. 쿠키런 IP를 이용한 수 많은 실패 케이스를 딛고 일어서서 제법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데브시스터즈의 두번째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꿈의 마을

국산 게임으로서는 다소 생소한 소셜 게임과,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집형 RPG 게임을 결합한 형태의 게임입니다.


처음 ‘맛’나는 소셜 RPG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게임의 기본적인 구성은 꿈의 마을(Toweship) 등의 마을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과,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수집형 RPG를 반반씩 섞은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 두가지 형태의 게임이 한 게임에 섞여있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그런 측면에서 게임의 시도 자체는 익숙한 맛을 섞어서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투

전투의 경우에는 특별한 부분 없이 흔한 전투 매커니즘을 답습했습니다. 정해진 5명의 파티가 각각 클래식 RPG와 유사하게 탱커, 딜러, 힐러 등의 포지션을 분담하고 자동으로 쿨타임마다 스킬을 사용하며 전방으로 나아갑니다.

종종 전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에서 볼 수 있는 러닝 게임 형태의 미니 스테이지가 존재하여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더해줍니다.

컨텐츠

PVE는 스토리를 보며 점점 강해지는 적들을 물리치며 스테이지를 해금하는 무난한 메인 컨텐츠와 캐릭터 성장 재료를 수급하는 일일 던전으로 나누어지며 PVP는 각자가 등록해놓은 방어 덱을 돌파하여 승리 수에 따라 점수를 모으는 킹덤 아레나 1가지가 존재합니다.

각 캐릭터 조합에 따라 어느정도의 상성관계가 존재하고, PVE 스테이지에서도 유리한 캐릭터를 배치하여 비교적 낮은 전투력으로 돌파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성장 재화가 적게 지급되는 구조상 이런 상성을 활용하기보단 최고 효율의 파티를 꾸준히 육성하는 형태가 어느정도 강제되는 부분이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투 자체가 갖는 개성있는 시스템이 결여되어 있는데, 이는 단점일 수 있지만 후술할 경영 시스템으로 인해 다소 복잡하고 관리해야할 것이 많은 게임 구조상 전투에 크게 신경을 쓸 필요 없이 단순히 전투력과 기본적인 육성만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 유저가 느끼는 피로감을 덜어주고, 게임에 대한 접근성을 다소 낮추기 위함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기차, 열기구, 마을 스샷

마을에서 1차 재료를 생산하고 -> 1차 재료를 가공하여 가공제품을 생산 -> 가공제품을 재 가공하여 가치를 높임 -> 가공이 끝난 아이템을 판매하여 재화 혹은 건축 재료로 환전 -> 재화를 소모해 더 가치 높은 가공품을 만들 수 있는 공장 건축 or 재화를 소모해 캐릭터 성장으로 전투력 향상

전투에서 벗어나면 기본적인 경영 시스템의 루틴은 위와 같습니다. 일반적인 경영 게임에서 재화를 소모해 캐릭터를 성장시킨다는 최종 선택지가 1가지 추가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건축 상태가 높아질수록 벌어들이는 재화의 양이 커지므로, 재화를 어떻게 분배하는지가 게임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유저의 전투력 성장 유무가 마을의 건축과는 크게 관계가 없으므로 건축에 올인하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하며, 일정 건축 상태에 도달하면 성장하여 얻는 건축 이득이 점점 줄어드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어 어느정도 건축 상태를 성장시킨 후에 전투에 올인하는 형태의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두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맞물리게 설계되어있지 않아, 두개의 게임을 붙여놓은 것 처럼 전혀 다른 플레이를 2가지 해야한다는 점에서 2가지를 모두 학습해야하므로 다소 복잡한 느낌을 주며, 또한 이런 맞물리지 않는 두 게임의 결합이 게임 전반적으로 조잡한 느낌을 들게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에서 다소 생소했던 마을 경영형태의 게임을 수집형 게임의 익숙함을 통해 접근 장벽을 허물어 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유저들이 생기기도 하면서 어느정도 선순환을 불러일으킨 부분이 있고, 두 기능을 크게 섞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하면서도 유저들이 각자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 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는 이점은 확실히 존재합니다.


‘소셜’의 맛

캐치프레이즈에서도 언급하고 있을만큼, 소셜 기능을 중요한 포인트로 삼습니다. 친구의 왕국을 구경할 수 있고, 매일마다 친구에게 선물을 보내 골드나 다이아 등의 유,무료 재화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기능들은 일반적인 수집형 RPG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수준의 얕은 교류입니다.

타운쉽

여타 자신의 영역을 건축하고 발전시키는 게임의 경우에 친구가 자신의 집에 놀러오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일정 밸런스 내에서 친구에게 특정 하위 재료를 제공하거나, 내가 부재중일때 쉬고있는 공장을 가동시켜주는 등 편의 기능에 있어서 큰 도움을 주고, 많은 도움을 주는 유저는 소정의 보상을 받게 되는 등, 서로간의 교류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데에 비해서 소셜이라는 이름을 댄 쿠키런 킹덤이 갖는 명확한 단점입니다.

하지만 현재 오픈되지 않은 길드 기능에서 이런 부분을 해소할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단순히 설계 미스라고 생각되지 않을정도로 대부분의 소셜 기능이 배제되어있고, 모티브가 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꿈의 마을 게임에서도 길드를 통해 소셜 기능을 제공하였고, 오픈과 동시에 길드 컨텐츠를 예고한 상태이기때문에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하는것을 염두해두고 초기 빌드에서 소셜 기능을 제거한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미 론칭을 끝낸 게임에서 유저들이 기대하는것은 완성된 모습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쿠키들의 왕국!

게임 내의 아트는 상당한 수준으로 단순히 객관적으로 봤을때 전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와 비교해도 깔끔하고 정돈된 그래픽과 양질의 일러스트를 제공합니다. 이런 부분은 게임에서 드문드문 보여지는 아쉬운 부분들을 메꿔주고, 수집욕과 애정을 자극하여 수집형 게임의 근간이 되어줍니다.

영웅쿠키와 어둠마녀쿠키

또한 인간이 아닌 쿠키들이 살아가는 왕국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건축물들도 과자로 이루어져있거나, 단순한 벽돌이더라도 각설탕이라고 표현하는 등 게임 내의 세부적인 요소요소가 모두 디테일하게 “쿠키들이 살아가는 세계”에 맞추어 짜여져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둠마녀 쿠키 등 적절한 악역과 그에 대항하는 영웅 쿠키 등을 배치하고, 훌륭한 성우 기용을 통해 다소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는 캐주얼한 세계관임에도 적절한 수준의 위기감 등을 연출해줍니다.

이런 요소는 쿠키런 킹덤이라는 한 가지 게임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IP 사업에 좋은 영향을 끼칠것으로 판단됩니다. 쿠키들의 세계라는 일종의 ‘유니버스’를 구축한 것으로, 이전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에서도 쿠키들의 스토리나 이벤트 등을 통해 드문드문 이런 유니버스를 구축해두었지만 쿠키런 킹덤에서는 이것을 메인 컨텐츠로 끌어올려 더 확고하게 기틀을 다졌습니다.


노련한 사업모델 설계

시간상점과 뽑기상점 시간상점과 뽑기상점2

두 개의 게임이 결합된 컨셉답게, 이 게임에는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 전투에서 영향을 끼치는 확률형 아이템식의 사업 모델과 성장 재화 판매
  • 마을 경영에 필요한 재료와 시간 단축권 판매

두 가지 모두 각각 수집형 게임, 경영 게임에서 흔히 보이는 사업 모델이지만, 역시 쿠키런 킹덤의 특이한 점은 두가지 모델이 모두 사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마을 경영에 소요되는 시간적 부담은 다소 적게 다가옵니다. 시간에 묶일 경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영 게임과 다르게, 건축 시간 등에 묶여서 마을 경영을 더이상 할 수 없을 때에 쌓이는 재화를 전투로 돌려 플레이를 할 수 있으므로 긴 시간을 두더라도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덜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보조적인 BM에 해당하며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고 보여집니다.

VIP 뽑기

뽑기는 일반적인 게임에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이, 일정 주기로 픽업 캐릭터가 뽑기 테이블에 추가되고 유저는 해당 캐릭터 및 다른 고레어 캐릭터를 얻기 위해 뽑기를 거듭하며 일정 갯수만큼 해당 캐릭터의 조각을 획득할 경우 등급을 성장시켜 캐릭터를 더 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타 게임에 비해 마일리지 시스템의 효율이 매우 높아 뽑기를 거듭할수록 뽑기에 드는 비용이 줄어드는 설계입니다.

최근의 모바일 게임 등에서 자주 보여지는 “VIP”형 설계의 소프트한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느정도의 과금량이 누적되면 캐릭터는 뽑는데에 드는 비용이 크게 줄어들지만, 거의 과금을 하지 않은 유저에게는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합니다. 누적되었을때의 혜택을 어느정도 눈에 보이게 하여 ‘이 정도만 질러놓으면 다음에는 거의 안질러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통해 심리적인 장벽을 무너트리는 구조입니다.

성장재료

그리고 다른 의미의 시간 단축형 사업 모델이 존재하는데, 경험치와 스킬 강화 재료 등의 성장 재화를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의 레벨 성장은 전투를 통해서도 아주 조금씩 할 수 있지만, 대부분 마을 경영을 통해 경험치를 획득하고 보유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위에서 다룬 것 처럼 과금량이 누적될수록 뽑기에 드는 비용은 크게 줄어들어, 게임에 적극적으로 돈을 소모하는 유저라면 나중으로 갔을 때 더이상 게임에 투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런 현상을 커버하기 위해 게임의 성장 난이도를 높이고, 성장에 드는 재료를 중저가의 패키지를 통해 판매하여 캐릭터를 뽑은 유저는 그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이 패키지를 필요로 하게 합니다.

소프트한 유저는 뽑기 시스템을 통해 적절한 수익을 유도하고, 코어층으로 넘어오도록 VIP라는 징검다리를 놓았으며 VIP 혜택을 통해 뽑기에서 큰 혜택을 누리는 코어 유저는 뽑기에서 더이상의 수익을 내지 않는 대신에, 성장 재료에서 수익을 유도합니다.


총평

이 리뷰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작은 사건사고와 잦은 점검, 기초적인 재화 설계 미스 등으로 심한 홍역을 치른 게임이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지만, 작은 실수들이 겹쳐있다는 것은 유저들로 하여금 전반적인 설계에 의심을 갖게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길드 컨텐츠 추가 등이 계획되어있는 만큼 아직 추가될 것들이 많은 게임인데, 대형 업데이트에서 이런 실책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끌어가면 데브시스터즈의 또하나의 롱런 작품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상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